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모래를 뿌리며

uyje 2009. 2. 12. 21:09

   모래를 뿌리며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민 성 기

이른 봄 새벽 아내는
조상의 극락왕생 위해
미호천 백사장 찾아  
광명진언光明眞言 백팔번 외우며
고운 모래 골라
한 홉 한 홉 소망을 담는다
   옴 아모가 바이로차나...

십악오역의 죄 떨어내기 위해
정화수井華水에 고이 담아
수십 번 고르고 헹구며
이레 동안 베란다에 널어
매일매일 되저어 뽀얗게 말린다
   마하무드라 마니파드마즈바라....
아내의 마음에서 풍경 소리가 들린다

오늘은 사초하는 날
정성들여 말린 모래 담아 묘소를 찾는다
아내는 염주 굴리며 법문을 외우고
나는 묘소를 돌며 고루 뿌린다
조상의 모든 죄 소멸되고
영혼이 정토에 이르도록
아내와 나는 절하며 소원을 빈다
   프라바를타야 훔
오늘따라 아내가 불보살로 보인다



  광명진언(光明眞言): 깨끗한 모래를 사람의 시체나 무덤 위에 흩어 주면 모든 죄가 소멸되어 극락세계에 왕생한다는 불교의식.